* chord + 행복 테라피

모험과 호기심이란 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만나는 새로운 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이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새롭게 만나는 길을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이, 편견 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내게 주어진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고요.

소중하고 아름다운 만남이 있는 시간이지요? ‘행복 테라피’입니다.

이 시간 함께 만들어 주시는 분~

서울 대교구 가툴릭 사회 복지회 산하 기관인

탈리타쿰 센터 문화예술팀 김미정팀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김보경 선생님 소개)

<‘중년, 위기를 기회로’>

표현예술상담사 김 보 경

- 두 분은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나이 이야기를 하다가 앞자리 숫자가 바뀌면, 조금 기운이 빠진다...란 이야기도 들어봤는데요. 마흔 이란 나이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합니다.

1. 그럼, 중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중년이란 무엇일지..

그 정의부터 내려 볼까요?

포털사이트에서 '중년기'라고 검색을 해보면 '중년기 위기', '중년기 우울증', '중년기 부부'라는 연관 검색어가 나오고 그중 '위기', 와 '건강'이란 단어가 가장 많이 검색이 됨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만큼 중년기는 '위기'의 시기이며, 신체적 변화에 따른 건강을 위협할 소지가 많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융은 중년기가 성격발달의 정점이며, 이 시기를 정서적 위기를 수반하는 발달적 위기로 통찰하였으며, 레빈슨은 중년기에 이르러 그동안 소홀히 되거나 최소화되어 왔던 자아의 부분이 긴박하게 표현되고자 하는 징표인 위기감이 발달상의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사춘기와 더불어 생애발달 중 중년기는 우리를 다시 한 번 '위기'의 터널로 들어가게 한다. 이 시기는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건너가야 할 통과의례로서 나의 삶을 재조명하고, 늙는 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젊음과 늙음에 대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인생의 새로운 계절에 통합된 자아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는 시기이다.

2.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보면 중년기 위기에 대해서 많은 주제를 다룹니다. 하지만, 막상 중년의 위기는 혼자서 겪기엔 좀 많이 힘든 게 아닐까.. 생각도 들고,

구체적으로 중년의 위기가 오는 시기는 언제일지도 궁금합니다.

본래 인생의 각 단계에는 변화로 인한 고통이 따른다. 교육학자들의 중요한 연구대상이며 일반인에게도 그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어 있는 사춘기에 관해서는 개념을 정의하고, 그 현상과 특징을 규명해 내고, 성공적 적응을 위한 처방까지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는 반면에 20대 이후 학교를 떠난 성인의 위기에 관해서는 무관심한 편이다.

생물학적 연령에 근거하여 대략 40세 전후로 '중년기 위기'라는 발달단계를 이야기하는데 '중년기 위기'라는 개념은 자크와 융 같은 정신분석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중년기 위기에 대한 레빈슨의 연구결과가 대중화되면서, 1970년대 후반에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성인 발달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사람들이 성인 전기(20~40세)에서 성인 중기(40~65세)로 넘어가는 시기에 우울증, 부부 갈등, 직업전환 등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발달상의 위기를 겪는다고 하여, 이 발달단계를 '중년기 위기'라고 칭했다.

반면에 사회과학의 한쪽에서는 중년기 위기가 발생하는 시점을 단순히 생물학적 연령으로 구분 지을 수 없으며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노이가르텐). 즉, 사람들이 겪는 경험을 기준으로 중년기 위기가 일어난다고 보며 경험 중에서도 자녀들이 성장하여 독립하는 시기의 전후를 중년기 위기 발생의 시기로 보고 있다.

3. 선생님께서도 중년의 위기를 겪으시지 않으셨을까...궁금해지는데요.

그 위기를 어떻게 지혜롭게 넘기셨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나의 중년기 위기는 직업전환과 관련되어 일어났다. 마흔 이후 나의 삶이 돈을 버는 노동자가 아닌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그리고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사실 20~30대를 치열하게 살아오면서 중년에 대한 깊은 성찰이 없었던 나는 마흔을 앞둔 몇 년 전 직장을 그만두면서 큰 혼란과 마주하게 되었다. 마흔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하며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나는 새로운 일을 찾는 동안 내가 그동안 당연히 여겼던 모든 것들이 전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고 이로 인해 나와 진솔하게 마주대할 시간이 필요했다.

이 시간들을 통해 중년기는 더 이상 나에게 안정적인 시간들이 아니라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하며 솔직하게 나를 만나야 하는 변화의 시기임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4. 흰머리 한 두 개가 슬금슬금 드러나면...

마음도 안 좋고.. 주름살을 바라보면 또 한 번 울적해진단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년기에 나타나는 신체적 변화는 무엇일지... 궁금하고요.

정서적으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궁금합니다.

중년기는 사춘기 못지않게 신체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라 할 수 있는데 탄력성을 잃어가는 피부, 눈가와 이마에 생기는 주름 그리고 남녀 모두 갱년기를 맞이하게 된다. 여성은 갱년기를 지나면서 어머니의 역할에서 벗어나 사회 공동체 안에서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갖을 수도 있다. 남성의 갱년기는 근육의 감소와 더불어 심장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갱년기 뿐 만 아니라 비만, 고혈압, 심장질환, 골다공증, 암 등이 중년에서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고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 질병들이라 하겠다.

융은 중년기 이후에는 페르소나와 분리하여 자기 개별화와 통합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회 공동체 안에서 요구에 반응하는 내가 가진 사회적 모습이 페르소나라고 했을 때 중년기 이후에는 이런 사회적 모습 즉, 내가 쓴 가면을 벗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갖을 필요가 있겠다.

자신이 끈 가면을 벗기 위해서는 용기와 자신에 대한 성찰 그리고 사회에 대한 바른 객관적 기준을 스스로 세울 필요가 있으며, 페르소나를 벗고 자신과 만날 때 고통이 따를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5. 사춘기 청소년이 있는 집안은 시끌벅적하게 드러난다고 하는데요.

과연, 중년기는 어떨지... 궁금하고요.

중년기의 가족관계도 참 중요할 것 같습니다.

중년기는 청소년기에서 청년기에 있는 자녀들에게 부모역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노부모의 자녀역할도 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족 관계 안에서 다양한 갈등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또한 신체적․ 정서적 변화를 맞이하는 부부 사이에서의 갈등도 존재하게 되어 삼중고의 시기를 보내게 된다.

중년기에는 부부 모두 결혼 만족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자녀가 독립한 후에는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여성의 경우가 더 증가하는 편이다. 부부사이는 부부만이 안다고 하지만 원만한 결혼생활을 위해서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겠다. 그렇다면 부부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녀의 성장으로 인해 부부가 함께 할 시간이 많기 때문에 부부의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취미, 요리, 산책, 여행 등 부부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의 교집합을 찾아 함께 즐기는 것이다.

자녀가 모두 성장해서 집을 떠나고 두 부부만 남게 되는 시기를 빈 둥지 시기라고 하는데 이때의 고독감을 견디지 못하고 심한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성장한 자녀를 바라보기 보다는 오히려 부부간에 또는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더 투자할 필요가 있겠다.

중년기의 부모는 대부분 사춘기의 자녀가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사춘기의 자녀들과 갈등을 겪을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자녀가 지나고 있는 발달의 시기를 잘 이해하고, 인생의 선배로서 자녀와 대등한 위치로 솔직하게 마주한다면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중년기는 자신의 노부모에 대한 부양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기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부분에 있어 준비 없이 맞이하게 됨으로써 가족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어느 덧 부모님의 뒷모습에서 노인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우린 부모님에게 연민의 정을 갖게 된다. 이런 마음들로 인해 오히려 부모를 더 인간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노년기에 들어선 부모들에게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여간 녹녹한 일이 아니겠지만 정서적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 노년기의 부모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물질적 원조를 넘어서는 일일 것이다.

6. 나이가 들어가면, 지혜로워 진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위기의 중년기를 잘 지낼 비법이라던가... 뭔가가 있을 것 같고요.

중년기를 잘 보내는 최대의 무기는 무엇일까요? (무기 - 지혜, 판단력, 분별력)

중년기는 위기와 갈등만 있는 시기인가? 아니다. 중년기 이전 우리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선택을 했고, 젊은 시절의 꿈과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삶을 살아왔다.

不惑之年(불혹지년) 중년 마흔의 나이는 어느 것에도 흔들림이 없는 때이다. 중년기의 위기가 왔다고 의기소침해질 필요가 없다. 우리에겐 무기가 있으니까

중년이 되면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새로운 상황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지능(유동성 지능)은 쇠퇴하지만,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얻은 지능(결정성 지능)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폭넓은 경험을 통해 축적된 사고력,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은 다양한 상황에서 실제적 문제를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30대의 직장인은 체력과 활동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실행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에 40대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사물을 이해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여러 가지를 정리하면서 판단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7.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 가장 빠른 때라고 하고요.

나이 마흔이 넘어야 진정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중년, 그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중년은 위기의 시기임은 틀림이 없다. 위기를 위기로 지나갈 것인가? 아니면 기회로 삼을 것인가? 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중년의 위기를 통과하는 데는 약 5년쯤 걸린다고 한다. 자신의 삶을 외면하거나 오히려 깨고 나온 껍질 속으로 다시 들어갈 것이 아니라 담담히 자신 있게 나의 중년의 시기를 즐기길 바란다.

중년의 위기를 즐겁게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은 무엇일까?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첫 번째, 늙어가는 것에 대해 겁먹지 말고 담담히 받아들이자. 두 번째, 이제는 집의 평수를 늘릴 때가 아니라 내 마음의 평수를 늘릴 때다. 세 번째, 생활양식을 건강을 돌보는 방향으로 전환하자(절대 계단을 뛰어오르지 말자). 네 번째, 나 홀로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고 홀로 걸으며 자기만의 고독한 시간을 즐기자. 다섯 번째, 솔직하게 나를 표현하자. 즐거울 때는 웃고, 슬플 때는 울고, 화가 날 때는 적절하게 화를 내자.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다 보면 솔직한 나를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 삶의 마지막 날 나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지 상상해보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새롭게 계획해 보자(앞으로 50년 계획을 다시 세우자).

<관용의 삶 - 나와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1. 관용의 사전적 의미 : 남의 잘못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하는 행위.

신앙적인 의미 : 자신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고, 받아들이는 마음.

2. 관용의 덕에 대해서 묵상하고 노력하게 된 계기는?..

40대 중반이 되기까지 삶의 여러 고비가 있었다.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으며, 절망과 좌절을 많이 경험했다.

그러던 중, 몸이 심하게 아파 모든 일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제 40여년의 인생을 재조명해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깊은 정화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온 몸에 힘을 빼는 정화의 기도에 몰입하게 되었다.

지칠 대로 지친 육체의 정화, 외로움과 막막함으로 상처받은 마음의 정화,

그리고 영혼의 정화...

그 과정에서 가족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정화되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나를 지치게 했던 근본적인 원인은, 나 자신과 가족, 타인을

너무 모르고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3. 그렇다면 선교사님은 진정한 관용의 의미를 나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타인을 제대로 알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해를 하신거군요?..

그렇다 나는 오랫동안 전문가로서 일을 하면서도 밖에서보다는

오히려 가족들 안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살았던 것 같다.

특히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부모 형제들 사이에서....

기도를 많이 하는데도 서로에게 주고 받은 상처가 쉽게 치유되지 않고,

오히려 더 일방적이고 이기적으로 되어가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나는 이렇게 기도하며 노력하는데 당신들은 뭐야... 너희들도 나처럼

노력하면서 변화되어야 하는거 아냐?..

그때 비로소 나 자신부터 적극적으로 치유받고 자신을 더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노력이 필요함을 인식.

4. 제일 먼저 노력하신 부분이 뭔가요?..

우선 나 자신의 성향과 고유성, 남편과 아이들의 성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나름대로 공부도 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의 본성과 욕구들을

깊이 관찰하며 바라보는 훈련을 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보고 싶지 않았던

내 자신의 본 모습과 욕구들을 보게 되었고, 아울러 내 자신의 한계와 약점,

무력함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는데, 죽음과도 같은 여정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나의 한계와 약점, 부족함, 결함, 나쁜 습관..

그런 나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나서야 남편을 이해하게 되더라..

5. 노력하는 과정에서 깊이 와 닿은 깨달음들이 있다면요?..

인생의 대 전환이라고 할 만큼 큰 깨달음이 있었다.

서로 달라서 그렇게 살아왔고, 서로 달라서 그런 말들을 주고 받았고,

서로 달라서 다른 반응, 다른 행동을 보였던 것뿐인데,

그저 달라서일 뿐인데, 넌 틀리고 난 맞고,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고 단정지어 왔다는 것을...

6.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요?..

예를 들면, 기관지 확장증에 걸려 각혈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남편의 반응은 너무나 가볍게 괜찮아. 목이 아프면 그럴수도 있대..

상처가 되고, 배신감도 느끼고, 심지어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망가졌는데 하는 분노의 마음마저 들면서 불신감이 더했던 기억이..

그런데 나중에 남편의 이메일을 받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너무 두려운 나머지 아내의 병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그런 방법으로

넘겨버린거라고.. 활기차고 당당하던 당신이 아파서 누워있으니,

좌절감만 들더라고.. /남편은 단지 나하고 다른 방식으로 위기의 상황을

받아들인건데, 나는 모진사람, 인정도 없는 남편, 고생한거 하나도

알아주지 않는 한심한 사람으로 몰고 간 것... 비로소 이해가 되더라..

7. 주변 사람들과 관계 안에서 관용에 대해 체험한 사례는?...

아주 많다. 1)함께 기도를 하는 오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난 기질적으로, 성격적으로 많이 달랐고, 반대성향이었다.

(꿈- 한 켤레의 고무신 이야기) 그 친구를 통해,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훈련을 톡톡히 했다. 감사한 친구다.

2)아마존의 눈물 시청 후 느낀 감동(삶의 방식과 가치관, 행복의 척도가 다름)

8. 관용의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그러한 노력들이 표현예술상담사로서

유치인들을 만나는데도 도움이 되시던가요?..

그럼요, 표현예술상담사로 봉사하는 저희 선교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왜냐하면 경사위 공동체안에서도 서로 다른 봉사자들을

만나야 할 때나, 유치장 안에서 상담을 할 때,

상대의 반응에 민감해지기가 쉽다. 내가 이런 말을 할 때,

예상치 못한 반응이 오거나,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현을 할 때,

자칫하면 오해를 하거나, 선입견을 갖게 되고, 그러다보면 상대를

1%도 알지 못하면서 다 아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속단하여,

괜히 눈치를 살피게 되는 등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하게 된다.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면,

내 가치와 생각만 강요하게 되고, 서로를 존중하고 열려있는 관계로

진전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유치인도 마찬가지..

(유치인과의 상담 도중 겪었던 체험 1가지 소개?..)

9. 관용에 대해 묵상하시고 노력하시면서 변화된 것이 있으시다면?..

우선 내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고, 상대에 대한 욕심과 집착이 줄어들고,

괜히 오해하고 눈치 살피는 감정 소모가 줄어들었다는 것.

당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해도, 그래, 나와 달라서 그래..

아니면 몰라서 그럴 수도 있어. 난 화가 나면 먼저 기도를 좀 해보고

어떻게 반응할건가 노력하는 편인데, 상대는 성격이 좀 급해서

쿨하게 발산을 해야되나보다.. 그래 이해하면서 기다려주지 뭐..

10.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자신에게 요구하는 게 많아지고,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데 급급해서 정작 나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억압하거나 묵살하게 되진 않을까요?..

맞다. 지난 4년 동안 노력과 실천의 과정을 거듭해오면서

경험했던 한계가 바로 그거다.

기도를 하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니까, 무조건 니가 참아야 해.

심리적인 보상이 필요한 감정인데도 영성적으로 접근하고 해결하려고

하니까 기도를 하는데도 기쁘지가 않더라..

그 원인을 헤아려봤더니, 영적인 케어가 필요한 게 아니라,

내 안의 억눌리고 화가 나 있는 아이를 달래고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심리적인 케어가 우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상담 용어 중에, 창조적 배려라는 것이 있는데,

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참아주고 견뎌주는 것..

나 자신에게 감당할 수 없는 요구들을 많이 하고 살아왔구나...

그러다보니 남편과 아이들, 주변 사람들에게도 감당하기 힘든

것들을 요구하고, 강요해왔다는 것도..

11. 구체적인 체험이 있으면 덧붙여주시죠?..

예를 들면, 제가 맺고 끊는 걸 잘 못하는데, 누군가가 힘든 점을

하소연하면 잘 들어주는 편이다. 그런데 가끔 건강이 좋지 않거나,

신경쓸 일이 많을 때는 좀 버겁게 느껴질때도.. 그런데도 난

상대가 상처받을까봐, 아니면 상대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욕구로 도가 지나칠 정도로... 그러다보면 내 안에 짜증이 쌓이게

되고, 그 짜증난 아이의 심정을 보상해주지 못했을 때,

가장 만만한 사람, 특히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원초적인 모습으로

튀어나오더라.. 그럴 때는 니가 짜증이 많이 났구나.. 미안해. 널 쉬게

해줬어야 하는데, 남 생각만 하고, 니 생각은 안했네?..

솔직하게 말해봐. 넌 지금 뭘하고 싶은거니?.. /

남편과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도 예전에는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쓰며, 부글부글 원초적인 욕구들이 일어나도 어머.. 내가 왜 이래?

기도하는 사람이?.. 마치 내가 모든 것을 품고 수용해줄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라도 되는 양 착각하기도..

요사이는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견뎌보다가,

스트레스가 될 것 같으면, 전화해서 속상한 그대로, 있는 그대로

감정을 표현하죠. 대화의 기법이 많이 성숙되었다고나 할까요?..

12. 선교사님의 표정을 뵈니까, 아주 많이 행복해보이시는데,

정말 그러신가요?..

아주 많이 행복해졌다. 나 자신에게 관대해졌다는 것이

가장 기쁘고, 타인을 받아들이고 품어주는 모든 에너지 역시,

충분히 보상받고 보살핌을 받은 그 기쁜 내면에서 우러나온다는 것을

새록새록 체험하고 있다.

13. 표현예술상담사로서 가장 큰 보람은?..

유치인들을 만나 뵈면서 그들 못지 않게, 나 자신 스스로

극복해낼 수 없는 한계와 결함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특히 노력해도 안 되는 일들이 세상에는 많다는 것..

그리고 남자들의 세계, 너무 속상하고 상처를 받아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남자들의 고뇌 등을 접하면서

남편을 많이 이해하고 공감하게 됐다는 것...

나한테는 가장 큰 감사.